[최민수의 상담이야기 28] 풍성한 대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중요한 삶의 법칙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같은 공간에서 함께 머무는 시간들이 많습니다. 서로 얼굴을 자주 대면하다 보니 의사소통의 어려움들을 많이 경험할 수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주고받는 소통의 주된 방식은 말입니다.

말은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상대방의 청각을 통해 들어가는 정보입니다. 정보를 얻는 방법에는 눈으로 얻는 방법도 있지만 귀로 얻는 방법도 있습니다. 시각적인 방법과 청각적인 방법의 차이는 청각적으로 정보를 얻을 때에는 더불어서 인간의 정서가 동반된다는 점입니다.

즉 말하는 사람의 음성이나 반응이 듣는 사람의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감정이 좌우됩니다. 의사소통의 전문가인 줄리안 트래저에 의하면 사람들이 주고받는 의사소통에는 두 가지의 방식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상대방이 나에게 말한 내용을 내가 정리하고 요약해서 반응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상대방이 말한 내용에 “그래, 결론이 뭡니까?” “그 다음은 이것이 맞습니까?”라고 반응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상대방의 말에 결론이나 정리를 내리지 않고 대화 자체에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그래요?” “정말 흥미가 있군요?” “왠일이니?” 등입니다. 이러한 대화들을 남녀의 대화 속에서 얼마든지 발견해볼 수가 있습니다.

물론 이런 대화들이 꼭 보편적이라 말할 수는 없더라도 평상시 남성들의 대화 내용들을 보면 정리하고 요약하는 대화의 방식이 주로 사용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반대로 여성들의 대화에는 상대방의 이야기 자체를 즐기고 그 가운데서 관계를 촉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부부간의 대화 속에는 이러한 두 가지 방식의 대화들이 오고 가는 것입니다.

부부 사이의 대화에는 특별한 대화의 기술들이 요구되지는 않습니다. 단순히 “정말이야?” “그랬구나?” “헐” 이런 간단한 대화를 표현해도 충분히 대화가 다양해질 수 있고 그래서 부부 사이의 관계가 풍성해질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대화가 아닌, “그런데?” “그래서?” “뭐, 어쩌란 말이야” “그냥 핵심만 말해” 등의 표현들은 오히려 대화를 중단하게 만들고 서로의 관계를 삭막하게 만들 수가 있습니다.

풍성한 대화는 대화를 나누는 상호간의 정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이 존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자신의 정서에 전달될 때 이때의 대화는 대화를 주고받는 서로간에 행복이 됩니다. 그리고 대화를 들어주고 있는 상대방이 자신의 감정과 충분히 공감한다고 느낌으로써 상대방과 친밀하고 풍성한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공감이란 상대방이 느끼는 것을 나도 느낀다는 것을 나와 상대방이 인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이야기를 내가 정리하고 결론을 내리면 공감이 차지할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들게 됩니다. 공감은 상대방이 계속해서 말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주는 것입니다. 말할 수 있는 여지가 주어진다는 것은 내가 무엇을 말해도 상대방이 나를 받아주고 이해해준다는 신뢰감이 확보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일단 듣는 것입니다. 때론 들어줄 수 있는 인내도 필요합니다.

한국에서 부부들을 상담할 때 그분들에게 가장 많이 내준 과제가 한 주에 적어도 한번씩 한 시간씩이라도 시간을 내어서 조용한 장소에서 서로가 30분씩 말하고 이때 상대방은 무조건 들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풍성한 대화를 하고 계십니까?

최민수 목사
The 낮은 교회 담임
상담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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