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EU, 브렉시트 초안 합의… 영국 의회 승인은 불투명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가 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행정부 수반 격인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브렉시트 협상 합의 사실을 밝히고 있다. 

영국 정부와 유럽연합(EU)이 17일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극적으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 초안에 합의했다. 영국 의회와 EU 의회의 승인을 받으면 영국은 오는 31일 브렉시트 마감 시한에 맞춰 마침내 EU를 떠나게 된다. 2016년 6월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3년4개월 만이다.

AP통신 등은 양측 협상단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막판 협상을 이어왔으며 막바지까지 진통을 겪다 정상회의가 시작되기 불과 몇 시간 전 합의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됐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각각 자신들의 트위터에 합의 소식을 알린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확인했다. EU 행정부 수반격인 융커 집행위원장은 “의지가 있는 곳에 합의가 있다”며 “EU와 영국 모두를 위한 공정하고 균형 잡힌 합의”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도 “우리는 영국의 통제권을 되찾는 훌륭한 합의를 체결했다”며 “이제 의회는 토요일 브렉시트를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은 영국 의회로 넘어가게 됐지만 합의안에 대한 반발이 거세 최종 결과는 불투명하다. 앞서 새 안을 지지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한 영국 집권 보수당의 연립정부 파트너 북아일랜드민주연합당(DUP)은 존슨 총리의 발표 이후에도 “우리 입장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밝혔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레미 코빈 대표는 “테리사 메이 전 총리보다 더 나쁜 협상을 했다”며 “의회에서 압도적으로 거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경 브렉시트파인 나이젤 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조차 “이것은 브렉시트가 아니다”고 반발했다.

합의안이 영국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EU와의 브렉시트 합의도 물거품이 된다. 앞서 메이 전 총리도 올 초 영국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 추인을 시도했지만 부결된 바 있다.

새 합의안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해안에 관세 국경을 세우되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에는 2개의 관세체계를 동시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적으로는 북아일랜드를 영국의 관세체계에 남기되 실질적으로는 EU 관세동맹 안에 머물게 하는 안이다. 영국 당국은 북아일랜드가 수입하는 제3국 제품 중 EU 시장에 유입될 위험이 없는 것에는 영국의 관세율을 적용한다. 반면 EU 시장으로 건너갈 우려가 있는 제품에는 EU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DUP는 이 안이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 사이 통합을 저해한다는 입장이다. 이 안이 적용되면 북아일랜드와 영국 본토 사이에 사실상 관세 및 규제 국경이 생기는데 이는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북아일랜드는 영국 내에서 분리·차별 대우 받는 상황을 우려해 왔다.

존슨 총리는 EU 측에 영국 의회에서 승인받을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영국 하원이 합의안을 부결시킬 경우 존슨 총리의 리더십은 바닥으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뉴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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