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하선...끝까지 크루즈선 지킨 선장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선장 마지막으로 하선 "영웅" 칭송

‘코로나19’ 의 확산의 상징으로 한때 ‘해상감옥’이라는 오명을 얻었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가장 마지막에 내린 사람은 바로 선장이었다.

4일 이탈리아 라 레푸블리카, CNN등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선장인 젠나로 아르마(45)가 1일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배에서 내리면서 탑승객 전원이 하선을 마쳤다.

승객과 승무원 등 3700여명을 태우고 항해하던 배는 지난달 1일 홍콩에서 내린 탑승객이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되면서 승객들은 요코하마 항에 하선하지 못한 채 그대로 선내 격리됐다. 이 과정에서 어설픈 일본 정부의 대응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탑승객 가운데 총 706명의 확진자와 6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탈리아 산타녤로가 고향인 아르마 선장은 승객들의 동요를 막고, 최악의 위기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선장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놓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선내 격리 당시 아르마 선장은 "우리가 가족으로 단결한다면 이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전세계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이는 우리 모두가 힘을 발휘할 추가적인 이유"라며 승객과 승무원들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4일 아르마 선장이 밸런타인데이에 승객들에게 초콜릿을 나눠주고 선내 방송시스템을 통해 용기를 북돋는 시를 낭송해 호평을 받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선사인 ‘프린세스 크루즈’는 지난 2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아르마 선장이 배에서 가장 마지막에 내렸다”며 “그는 우리에게 영웅이다”라고 칭송했다.

이탈리아 언론도 "700명 이상의 탑승객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과정에서도 그는 변함없이 침착했고 노련하게 대응했다"면서 "이 때문에 이탈리아 및 해외에서 그를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탈리아 언론이 아르마 선장을 이렇게 칭송하고 나선 배경에는 과거의 악몽이 숨어있다.

지난 2012년 발생한 크루즈선 ‘코스타 콩코르디아’ 좌초 사건의 선장인 프란체스코 스케티노의 무책임한 행태와 비교되는 것. 당시 승객과 승무원 총 4229명을 태우고 항해하던 코스타 콩코르디아 호는 2012년 1월 13일 이탈리아 토스카나 해변의 질리오섬 인근을 지나다 암석에 부딪쳐 좌초했다.

이 사고로 승객 32명이 숨지고, 157명이 다쳤다. 이 과정에서 사고가 나자 가장 먼저 탈출한 사람이 바로 선장인 스케티노였다. 마치 세월호 참사로 복역 중인 선장 이준석 씨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하지만 아르마 선장의 부인 마리아나 가르쥬로는 이탈리아 레고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을 영웅이라고 부를 일은 아니다”며 “단지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남편도 자기가 영웅으로 불리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며 “배를 지키는 건 선장의 당연한 임무다”라고 강조했다.

[코리안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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