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의 상담이야기 8] 가끔은 혼자여도 좋습니다

20대 초반의 자매를 상담한 적이 있었습니다. 장남인 오빠가 있고 동생인 자신과 부모님이 계신 가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자매의 가정의 관심사는 자신보다 오로지 오빠에게 있었습니다. 부모님들은 자매보다 아들이 잘되기를 바랬고 그래서 아들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오빠에게 모든 관심과 애정이 집중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자매에게 돌아올 관심과 애정의 몫은 빈약했습니다.

가정에서 자신이 소중하지 않은 존재라는 생각이 자매의 자존감에 크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자매는 시간이 가능할 때마다 상담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인 상담을 받고 여러 명이 모여 진행하는 집단에도 참여해서 상담을 받았습니다. 자매는 회복되어서 건강한 자존감을 얻기를 소원했습니다. 상담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회복하기 시작한 자매는 자신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안목이 길러졌습니다. 상담을 받기 전까지 자매는 자신의 삶에 대한 목적을 갖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자매의 마음 속에는 빈약한 자존감으로 인해 홀로 존재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매는 존재감을 회복하면서 홀로 있는 시간들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의 의지와 인식으로 본인이 염원하는 자신을 조금씩 찾아 나갈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상담을 마쳤습니다. 어느 날 자매의 카톡방에 실린 자매의 반가운 사진을 보게 되었습니다. 한국이 아닌 유럽의 낯선 지역에서 행복한 웃음을 머금고 있는 자매의 반가운 얼굴이었습니다. 자매는 유럽의 어느 난민 캠프에서 자원 봉사자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면서 나름대로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은 평생 우리들이 거쳐야 할 여정과 같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혼자 하는 것에 대한 외로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누군가가 같이 있어주거나 아니면 여럿이 함께 있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경험했던 상처와 아픔에서 벗어나 자신의 상처를 회복하고 치유의 과정을 걷고자 할 때 가끔은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보다 나 홀로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은 치유의 방법이 됩니다.

우리는 홀로 있는 시간을 ‘고독’이라 부르는데 이것을 철학적으로 ‘솔리튜드’(Solitude)라고 합니다. 솔리튜드는 홀로 존재하는 시간을 즐기면서 이 시간을 자신의 치유와 회복의 기회로 삼는 것을 말합니다. 혼자 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이 시간을 즐길 줄 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내면이 풍성하며 스스로 여유를 누릴 수 있는 마음의 자원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세는 타인에게 관심을 가졌던 마음을 자신에게로 관심을 돌리는 것입니다. 타인의 만족을 추구했던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을 이제부터는 자신의 삶의 평안과 안정을 위해서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겠다는 변화된 삶의 구체화된 삶의 한 모습을 말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내면이 지금보다 더 건강해지기 위해서 그리고 누구보다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함을 깨닫기 위해서는 나 홀로 있는 시간은 매우 필요합니다. 매일 매일의 분주한 삶이지만 그래도 가끔 시간을 내어서 나 홀로의 시간을 가져보십시오. 굳이 멀리까지 가는 여행이 아니더라도 별 다방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 시켜놓고 고독의 껌을 씹어 보는 것입니다.

고독을 즐길 줄 아는 것, 이것은 나를 사랑하고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표지입니다.

최민수 목사
The 낮은교회 담임
상담심리학 박사

Share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