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산불 최악의 상황”…하늘도 핏빛으로 변해
폭염·강풍 타고 산불 확산

호주 남동부 산불 공포가 날로 더해지고 있다.

현지 소방당국은 5일 산불에 폭염까지 겹쳤던 지난 24시간이 “우리가 겪은 사상 최악의 날 중 하나”라고 밝혔다고 CNN이 보도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뉴사우스웨일즈(NSW)주 내 팜불라 지역에서는 산불로 인한 연기가 퍼지면서 하늘이 핏빛으로 변하기도 했다.

NSW주 산불방재청(RFS)은 현재 주 전역에서 150건의 산불이 진행 중이며, 이 중 64건은 통제가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인명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일 NSW주 뱃로 지역에서 한 47세 남성이 친구의 집에 들이닥친 화마와 싸우다 심장마비로 숨지면서 지난 9월 이후 화재로 인한 사망자 수는 24명으로 늘었다.

NSW주와 맞닿은 빅토리아주에서도 뉴욕의 맨해튼 면적만 한 거대한 산불이 불타고 있다. 빅토리아주 깁스랜드 당국은 오메오 지역에서 지난 3일부터 밤새 이어진 산불로 6000ha 규모의 대지가 불탔다고 발표했다. NSW주와 빅토리아주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빅토리아 주정부가 재난을 선포한 것은 지난 2009년 173명의 사망자와 500명의 부상자를 낳은 역대 최악의 산불 사고인 ‘검은 토요일’ 이후 처음이다.

산불의 직접적인 피해에서 벗어나 있는 도심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드니 서부 팬리스는 지난 4일 섭씨 48.9도(120°F)로 광역 시드니에서 기온을 측정하기 시작한 1939년 이래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수도 캔버라도 4일 오후 최고 기온이 섭씨 44도에 달해 지금까지 최고 기온이었던 1968년 섭씨 42.2도를 50여년 만에 경신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NSW와 빅토리아,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를 언급하며 “호주 전역이 힘겨운 밤을 지새웠다”고 했다. 모리슨 총리는 전날 대규모 화재와 맞서기 위해 호주방위군(ADF)의 예비군 3000명을 소집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총리는 또 화재 현장에 사용될 군용기 임대에 1400만 호주 달러(약 113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세계 각지에서 위로와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전날 호주 산불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활동에 나선 소방대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호주 출신 할리우드 배우 니콜 키드먼도 NSW 산불방재청에 50만달러(약 5억원)의 화재 성금을 기부했으며, 이웃 뉴질랜드와 싱가포르도 군사 원조를 제공하기로 했다.

[코리안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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