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탈레반 평화협정 서명…미군, 14개월내 아프간서 완전 철수
2001년 9·11 테러에서 비롯된 18년 전쟁 사실상 종식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이 18년여에 걸친 무력 충돌을 종식하는 역사적 평화합의에 29일 서명했다. 양측 대표는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최종 합의서에 서명했다.

양측이 서명한 이른바 '도하합의'에 따르면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알카에다와 같은 극단주의 무장조직이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하지 않게 하고, 미국은 그 대가로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제동맹군을 14개월 안에 모두 철군하기로 했다.

탈레반의 합의 준수 여부는 미국이 평가하기로 했다.

미군은 합의 이행 1단계로 이날부터 135일 이내에 현재 1만2천명인 아프간 주둔 병력을 8천600명까지 줄일 예정이다. 또 신뢰를 확인하는 절차로 다음달 10일까지 국제동맹군과 아프간 정부군에 수감된 탈레반 대원 5천명과 탈레반에 포로로 잡힌 아프간군 1천명을 교환하기로 했다.

나토는 이날 합의를 지지하고 파병 규모를 줄이겠다면서도 실제 상황이 악화한다면 병력을 다시 증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합의가 항구적인 정전(permanent ceasefire)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미국 진영과 탈레반의 군사적 충돌은 2001년 9·11 테러 뒤 알카에다 우두머리 오사마 빈 라덴을 비호한다는 이유로 미국이 아프간을 침공한 이후 18년 넘게 이어졌다.

미국은 이 전쟁에 약 7천600억 달러(약 920조원)를 투입했지만 최근 수년간 아프간에서 탈레반의 세력은 오히려 더 확대됐고, 2018년 하반기부터 탈레반과의 평화합의를 모색해 왔다.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서명식 뒤 "탈레반 통치 시절 아프간에서 꾸며진 9·11 테러를 떠올리면 아직도 분노한다"라며 "탈레반이 합의를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의 안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합의가 국가 간의 조약이나 협정이 아니라 미국 정부와 무장조직이 '행동대 행동' 원칙과 신의성실에 기반한 조건부인 만큼 어느 한쪽이 위반하면 언제라도 균형이 깨지는 불안정성은 상존한다.

또 이란 핵합의와 마찬가지로 어떤 적대적 행위가 합의를 위반했는지를 자의적 기준으로 판가름하는 약점을 안고 있다.

[코리안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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