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의 상담이야기 25] 문제가 문제이지 문제가 사람이 아닙니다(2)

중학교에 다니는 남학생을 상담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학생이 저를 만나서 상담을 하게 된 이유는 늦게 일어나서 상습적으로 학교를 지각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학생의 부모님은 걱정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해야 하는데 매일 늦게 일어나서 지각을 하는 통에 고등학교에 가서도 아이가 학교를 정상적으로 다닐 수 있을지 학생의 부모님은 마음이 노심초사였습니다.

이 학생과 상담하면서 지난 호에 소개해드린 외현화 작업을 해보았습니다. 먼저 게으름이 이 학생이 상담을 받게 된 이유이지만 저는 학생과 게으름을 분리하였습니다. 저는 학생에게 물었습니다. 게으름이 너에게 언제부터 찾아 왔니? 게으름 때문에 네가 나쁜 영향을 받는 것들은 무엇이 있니? 게으름 때문에 네가 학교 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것에 대해서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너는 게으름과 같이 계속해서 함께 하고 싶니? 아니면 게으름이 너에게서 분리되어 살고 싶니? 처음에 제가 게으름을 분리해서 접근하니 학생은 의아해하였습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게으름과 분리해서 마치 상담사와 학생이 한 팀이 되어 게으름이란 문제와 맞서서 대책을 세우고 전략을 세우는 것을 매우 신기해하였고 점차로 학생은 게으름에서 승리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되었습니다.

이 학생과의 상담은 몇 회기를 걸쳐서 진행되어 종결이 되었고 그 후로 이 학생은 학교에 지각하는 행동이 줄어들었고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정상적인 학업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과 게으름을 분리하면서 접근했던 과정들이 실제적인 외현화 작업이었습니다. 지난 호에서 소개해 드린대로 외현화 작업은 문제는 문제일 뿐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는 전제를 가지고 시작합니다. 외현화는 비단 상담실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여러 상황들에서 적용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부부의 의사소통의 갈등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면, 부부 사이의 의사소통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부부일 경우에는 의사소통의 문제를 외현화의 주제로 삼는 것입니다. 보통은 남편 또는 아내가 보여주는 대화의 문제 또는 의사소통 문제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부부 사이의 의사소통의 문제를 부부와 분리하여 의사소통의 갈등이 부부관계를 어렵게 만들고 부부 사이에 갈등을 초래하는 외부에 존재하는 문제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부부 사이에 의사소통의 갈등을 외현화 작업을 할 경우, 배우자가 다른 배우자에게 비난하거나 투사하는 것을 줄이면서 의사소통의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함께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치료적인 접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문제와 사람을 분리해서는 보는 관점은 상황과 사람을 보는 인식을 변화시켜 줍니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인생에 대하여 본인이 선호하는 삶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인생을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 내재해있던 문제가 우리가 선호하는 삶을 살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조차 깨닫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문제와 사람을 분리시키면 비로서 자신이 선호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런 삶을 살기 위해서 본인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들이 회복으로 이끌어주는 것입니다. 문제는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나의 밖에서 존재해서 그동안 나를 힘들게 했을 뿐입니다. 이제부터 문제의 실체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어떻게 맞서 싸울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회복의 첩경입니다.

최민수 목사
The 낮은 교회 담임
상담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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